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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예 연구

옥상에 식물 심었더니 도심 기온이 내려갔다

by dr.hunt 2025. 8. 15.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 도시들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아스팔트, 콘크리트 건물, 차량 배기 등으로 인해 열이 축적되고 빠르게 방출되지 않는 ‘도시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이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주목받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옥상 녹화(Rooftop Greening)’다.

식물을 옥상에 심는 단순한 행위가 과연 도심의 기온을 낮출 수 있을까?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실제 사례들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식물들이 도심 속 기온을 어떻게 조절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옥상에 뿌리내린 초록의 힘이 도시의 열기를 식히고 있다. 이 글은 이러한 현상의 구체적인 원리와 실증적 결과를 바탕으로 옥상 녹화의 효과를 다룬다.

옥상에 식물 심었더니 도심 기온이 내려갔다

1️⃣ 도시 열섬 현상이란 무엇인가? – 키워드: 도시 열섬, 기온 상승, 도시화 영향

도시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은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에서 주변 농촌 지역보다 현저히 기온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된 원인은 도시 내 대량의 인공 표면, 예를 들어 아스팔트 도로, 시멘트 건물 등이 태양열을 빠르게 흡수하고 이를 밤새 방출하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게다가 식생이 부족하고 통풍도 제한되기 때문에, 한 번 달궈진 도시는 밤에도 쉽게 식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 2000년대 이후 중심가의 여름철 평균기온이 외곽 지역보다 2~3도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기상과학원은 “도시 내 열섬 효과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도심에 거주하는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게는 이로 인해 열사병,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여기에 기후변화가 더해지면서 여름철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열대야 일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에서의 냉방 수요가 급증하며, 결과적으로 전력 소비가 늘고 이는 또 다른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도시 열섬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다양한 녹화 전략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옥상 녹화’이다.

이는 도시 구조물의 최상단 공간을 식물로 덮는 방식으로, 열섬 현상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2️⃣ 식물의 냉각 메커니즘 – 키워드: 증산작용, 식물 냉각, 열 흡수 완화

식물이 도시의 기온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핵심 원리는 바로 증산작용(transpiration)이다.

증산작용은 식물이 뿌리를 통해 흡수한 물을 잎을 통해 기화시키는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주변 열이 함께 소비된다. 이로 인해 식물이 위치한 주변 공기의 온도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옥상 녹화가 일반 콘크리트 지붕보다 여름철 표면 온도를 최대 30~4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린루프는 햇볕에 직접 노출되더라도 잎과 흙이 열을 흡수하고 이를 완충 해주기 때문에 실내 온도 상승을 막아준다.

서울연구원의 실험에서도 옥상 녹화를 도입한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 간의 옥상 표면 온도 차이가 평균 15℃ 이상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 한낮에는 이 차이가 25℃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식물은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공기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효과는 단순히 냉방비 절감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 생태계 구축과도 연결된다.

식물 한 그루가 만들어내는 효과는 결코 작지 않으며, 그 집합체가 도시 전체의 기온을 조절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3️⃣ 실제 사례로 본 옥상 녹화의 효과 – 키워드: 서울 옥상 녹화, 실증 실험, 도시 기온 변화

서울시는 2012년부터 ‘옥상 녹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구, 종로구, 성동구 등의 지역에서 행정기관과 민간 건물을 대상으로 옥상 정원을 조성했으며, 이로 인한 기온 저감 효과가 실제로 관측되었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옥상 녹화 후 3개월간 도심 내 평균 온도가 최대 1.5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역시 2000년대 초부터 건물 옥상에 녹지 조성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면서 여름철 평균기온 상승률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도쿄도청은 ‘그린빌딩 조례’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옥상 녹화를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도심 평균온도가 1.2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토론토는 2009년 북미 최초로 ‘그린루프 의무화법’을 도입해, 상업용 건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식물로 덮도록 했다.

이에 따라 도시 전체의 평균 온도 변화뿐 아니라 폭염 일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례들은 옥상 녹화가 단순히 미관상의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기온 저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이는 에너지 소비량 감소, 온실가스 저감, 대기질 개선 등으로도 이어지면서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4️⃣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녹색 대안 – 키워드: 기후변화 대응, 녹색 도시 전략, 에너지 절감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 중, 도심 내 식생 복원은 가장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방법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옥상 녹화는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이미 존재하는 건축물의 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토지 사용 없이도 녹지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은 2022년 보고서에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어 식생 인프라 확대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하며, 옥상 녹화 및 벽면 녹화 등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도시 면적의 단 10%만 녹화해도 평균 기온이 1도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도 그린루프는 탁월한 효과를 낸다. 건물 내부의 냉방 부담을 줄여주며, 여름철 에어컨 사용량이 20~25%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도시 전체 전력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인식 변화이다. 도시의 옥상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기후 조절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질 때, 더 많은 참여와 실천이 가능해진다. 지자체, 기업, 시민이 함께 만드는 ‘녹색 옥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